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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운 이야기... 으히히히... 나갑니다 6탄
    엄마 이야기 방 2021. 6. 2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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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늘의 무서운 이야기는 바로........... 용님이 스무 살 무렵 겪은 이야기입니다.

     

    연애할 때 저한테 "으악" 소리 들으려고 그랬는지 몇 건 이야기해준 게 있었는데 사실 다 까먹었었거든요. 그런데 여름이 훅 와버려서 약간 으스스한 기분 내고 싶어서 무서운 이야기 들려달라고 했더니 "예전에 들려줬잖아"라고 하더군요.

    또 "어떤 거? 기억이 안 나는데.."라고  하자 용님이 천천히 밥상머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조금 듣다 보니 기억이 나서 "아.........." 했습니다. 연애할 때 들었었던 거구나... 15년 전 일을 어떻게 다 기억하냐... 쏘아붙이려다 그냥 가만히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밥상머리에서 듣다가 체해서............. 사실 아... 하기는 했어도 100% 정확히 기억이 안 났었거든요. 그런데 다시 들으니 속이 쿡 막히는 거예요. 어쩌겠어요. 까스활명수 한 개 훅 마시고 생각을 정리한 후 글을 남기러 왔습니다만 밤에 쓰긴 무서워서 낮에 다시 씁니다.ㅎ

     

    용님이 90년대 초 안성에서 겪은 무서운 이야기.. & 용님의 그림 설명

     

     - 그림 밤에 보면 좀 무섭습니다. 미리 경고!! 노약자, 임산부, 어린아이 절대 보지 마세요..

     

     - 이 글 역시 남편이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절대 다른 사람의 건너들은 이야기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지난번 무서운 이야기 4탄에 언급됐던 친구와 겪었던 일입니다.

     

    93년 6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93년임을 정확히 기억을 합니다. 그 해에 군대를 갔으니까요.

     

    이슬비 같은 가는 비가 추적 추적 내리고 있던 그날, 당시 친구와 저는 안성에 있는 붕어로 유명한 금광저수지(지금은 안타깝게도 배스 터가 돼버렸지요? 요즘 민물을 잘 안 다녀서 배스가 정리가 다 됐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쉽지 않겠지요)로 자정 무렵부터 두세 시간의 짧은 지렁이 낚시를 즐기러 자주 다니곤 했었는데요, 논현동에서 밤 11시쯤 출발하면 안성에 12시 30분 무렵쯤 도착하기에 그날도 역시 친구와 11시에 만나서 금광저수지로 향했습니다.

    당시 배로 유명한 성환이라는 곳이 있는데 지금은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고 번화가로 발전이 많이 됐지만 그 시절에는 가로등밖에 없는 아주 외진 길이었습니다. 친구와 제가 알고 있는 금광저수지 가는 길은 성환으로 가서 안성 시내로 들어가서 금광저수지로 가는 길이었고, 내비 없이 아는 길 또는 주변 지인한테 물어봐서 새로운 곳을 다니던 시절이라 다른 길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렁이를 사러 안성 시내 낚시 가게를 가야 해서 그 길로만 다녔습니다. 

     

    당시 안성은 붕어로 유명한 금광저수지를 비롯해서 민물낚시를 즐겨하시는 조사님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소도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4시간 여는 낚시 가게는 한 곳밖에 없어서 (제가 그곳밖에 몰라서 한 곳만 열었다고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으나 안성 다 다녀봐도 딱 그 한 집만 열었었습니다. 다른 여는 집이 계셨었다면 죄송합니다.) 성환에서 안성 시내로 가고 있는데, 약 100미터 전방의 맞은편 차선 바깥쪽에 왠 하얀 스티로폼 같은 게 보였습니다. 그 시절 성환에서 안성 시내 가는 길은 양 옆이 전부 배나무 밭이어서, 친구와 저는 처음엔 그 하얀 스티로폼이 배 박스에 담는 스티로폼 뭉치인 줄 알았어요.

     

    "야 저게 뭐냐?"

     

    "저거? 여기가 배나무 밭이니까 박스에 담는 스티로폼 뭉치 아닐까?"

     

    "그런가.."

     

    그런데 50 미터 정도 되자 스티로폼 뭉치라고 보기에는 좀 이상한 겁니다. 흐느적 흐느적 거리는 것처럼 보였고 그 거리에서도 그 뭉치가 조금씩 움직이는 게 보였었거든요.

     

    30미터 정도 됐을 때, 친구가 말했습니다.

     

    "야. 근데 저거 사람 같다"

     

    ...... 사람?

     

    친구는 저한테 사람 같다고 말하고는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그 하얀 뭉치와 거리가 가까워졌습니다

     

    "어.. 진짜 사람 맞다."

     

    30미터.. 20미터... 15미터.......

     

    "근데.. 할머니 같지 않냐?"

     

    그 형체가 가까워져 올수록 조금씩 조금씩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 하얀 뭉치가 뭐였는지요. 그리고 조금씩 선명하게 보이면서 친구는 서서히  차 속도를 줄여갔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자기도 모르게 오금이 저려서 다리에 힘이 서서히 빠져서 속도가 줄어든 거였다고 하더군요.

     

    10미터 정도 됐을 때... "어. 할머니 맞네." 하며 친구는 차 속도를 완전히 줄여버렸고, 저와 친구는, 9미터 8미터 7미터.. 그 물체를 지날 때까지 슬로비디오 찍듯이 천천히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봐버렸습니다. 그 물체의 정체를요..

     

    지금도 사진을 찍듯 선명히 기억이 나는 하얀 백발의 할머니이셨는데, 가운데 가르마를 정확히 타고 가지런히 쪽진 머리에 하얀 소복을 입고 있었는데 치마가 마치 두루마리 휴지가 풀린 것처럼 2, 3미터 정도 나풀거리며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엎드려 계셨었는데, 인상을 찌푸린 채로 얼굴을 들고 팔꿈치로 한 팔 한 팔 그 도로를 기어가고 계셨습니다.

     

    5미터.. 4미터.. 3미터.. 2미터.. 1미터... 0미터...........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할머니가 엄청나게 찌푸린 얼굴로 열심히 앞으로만 그 도로를 기어가고 계셔서 저희와 시선이 마주치지는 않았습니다. 그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지는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0미터.. 그 할머니 옆을 스쳐서 지나갔을 때 차의 속도는 체감상 0~1km/h였고, 그 할머니가 차에서 아주 천천히 1미터 2미터 정도 멀어졌을 때.. 친구와 제가 동시에 사이드 미러를 쳐다봤는데 사이드 미러에는 그냥 빈 차선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분명히 차 앞유리를 통해서 봤던 그 할머니는 사이드 미러에는 보이질 않았던 거지요. 그 순간 저는 친구에게 외쳤습니다.

     

    "야! 밟아!!!!!!!!!!!!!!!!!!!!!!!!!!!!!!!!"

     

    어떻게 그 낚시 가게까지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는 진짜 그 어둡고 좁은 길을 본인이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로 (그래 봤자 30, 40이었던 것 같습니다) 밟아서 낚시 가게 앞으로 갔고, 24시간 켜져 있는 그 낚시 가게 앞에서 아무 소리도 못 내고 뒤 한번 쳐다보지도 못하고 둘이 덜덜 떨다가 아침 해가 떠오르자 그제야 차를 출발시켜서 서울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금도 친구와 가끔 그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할머니는 왜 그렇게 인상을 찌푸렸었을까. 무슨 사연으로 그렇게 기어가셨던 걸까. 생전에 무슨 일을 겪으셨던 걸까.

     

    .................

     

    끝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제가 용님한테 물어봤습니다 "낚시 가게 사장님한테 물어보지 그랬어?" 용님이 대답했습니다.

     

    "무서워서 차에서 못 내렸었어. 그리고 그 뒤로는 몇년 동안은 그쪽은 안 갔지."

     

    진짜로 끝입니다 ^^ (저만 그림이 무서웠나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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