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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가 되기까지.. 10년의 세월 (부제 : 시험관 2차 시술)
    부모 되기 전 준비 -10년이나? 2021. 5. 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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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2016년 12월 시험관 1차 준비 후 2017년 1월 1차 시술, 실패 후 3월 어느 날..

     

    2차 시술에 들어가게 됩니다.

     

    살짝 고민을 하긴 했습니다. 3월에 성공하면 12월 생일 텐데 1월생으로 하려면 4월에 하는 게 나은데..라고

     

    어마 무시한 고민을요. ㅎㅎ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얜 뭐니?'라는 표정으로 쳐다보시더군요.

     

    (네....... 저도 살짝 돌았었지요.ㅎㅎ)

     

    여기서 잠시 시술과는 약간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가 겪었던 이 경험담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생각에서, 시술 과정 말고 다른 이야기를 섞어보려고 합니다.

     

    사실 시술 과정은 많은 글들이 있어서요..

     

    시험관 1차 시술 실패 후, 처음에는 멍 때리고 살았습니다.

     

    사실은 멍 때리고 말고 할 시간도 없었어요. 바로 출근을 해야 했으니까요.

     

    재택근무 시에는 서류 작업을 택배로 받아서 했었는데, 실패해서 출근한다고 했더니

     

    택배로 안 보내시고 쌓아두셨더라고요.

     

    정신없이 서류 작업을 했습니다. 계산하고, 서류 맞추고, DHL 보내고, 수정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참 잘 가긴 하더군요. 일이 어마어마했으니까요.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계속해서 메일 보기를 하다 어느 날 문득. 창밖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기분 문제도 있지 않았을까..

     

     

    1차 시술 후 피검사하기 전까지 재택근무를 누워서 하다시피 할 때,

     

    근무 시간에는 잠시 누워있다가 노트북 봤다가 누워있다가 노트북 봤다가를 반복했었는데요,

     

    근무 시간이 끝나서는 폰에 알림 걸어놓고 TV도 보고 책도 읽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어요.

     

    (메일은 봐야 했지만 그래도 근무 시간 이후는 내 시간이니까요..)

     

    출퇴근 시간만 왕복 3시간이 세이브되니 시간이 좀.. 뭐랄까 체감 상 어마어마하게 남더군요. 체감 상이예요.

     

    저녁 먹고 뭐 하지.. 하다가 남편과 저는 밀린 숙제 한다는 셈 치고 봐야지 봐야지 하며 못 봤던

     

    드라마를 쭉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요.

     

    남편은 드라마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제가 심심하다고 하니, 그럼 같이 보자. 이러더군요.

     

    아주아주 아주아주 유명한 드라마였는데요 사실 내용을 잘 몰랐습니다.

     

    너무 유명해서 나오신 주인공 분들은 계속해서 CF에 얼굴을 보이시고, 기사마다 그분들 이름이 떠서

     

    궁금했었거든요. 어떤 내용일까, 어떤 그림일까..

     

    이왕 보기로 한 거 재밌으면 좋겠다 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고 너무너무 멋있다, 재밌다, 진짜 장난 아니야를 연발하며 좋아했을 건데요

     

    재밌었는데 슬프고 또 무서웠거든요. 순간순간 깜짝 놀라는 장면도 있었고요..

     

    그런데 무서운 것보다는 슬픈 게 더 많았어요.

     

    원래 눈물이 많아서 아주 잠시만 슬픈 생각을 해도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둥이맘인데요, 

     

    드라마 보는 내내 슬퍼서 계속해서 울었어요. 너무 슬프다.. 그런데 너무 재밌다...

     

    그런데, 1차 시술 실패 후에.. 퇴근해서 집에 오는 길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왜 슬픈 걸 계속 봤지..?

     

     

    물론 모르니까 봤습니다. 재밌고 슬픈 드라마라는 걸 몰랐어요.

     

    그런데.. 중간에라도 안 봤으면 됐을 텐데... 중간에라도 재밌는 것을 즐거운 것을 봤으면...

     

    몸이 계속 울어댔으니 시술이 잘 안된 게 당연하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감이 들었어요.

     

    네.. 땅 파고 들어갔습니다. 동굴 속 깊이깊이요....... 왜 그랬을까.. 왜 그랬지..? 왜 울었을까...

     

     

    그렇게 심한 자책을 하고 난 후, 드디어 2차 시술 날이 다가왔습니다.

     

    1차 실패 후 한 달가량은 회복하는 시간을 둬야 된다고 해서 2차 시술은 3월에 하기로 했지요.

     

     

    처음 해봤다고 두 번째는 씩씩하게 임했습니다.

     

    왠지 모르게 기분도 좋고, 또 제가 갔던 병원이 워낙에 1차보다는 2차 성공률이 높아서 더 기대를 했는지도요.

     

    아. 2차 시술 때는 냉동으로 했습니다. 3개 이식했어요.

     

    하라는 거 다 하고, 재택근무 허락도 다시 받고, 그리고 이번에는 팥을 아예 끊어버렸거든요.

     

    여기서 팥 얘기가 왜 나오느냐고요? 

     

    제가 유명한 이름난 팥순이이거든요. 단팥죽, 단팥빵, 진짜 어마어마하게 먹어댔는데, 

     

    임신 중에는 팥이 안 좋다고 해서 시험관 성공하면 팥 끊어야지 했는데,

     

    그것도 마음에 걸려서 1차 실패 후에 아예 끊었어요.. 그리고 한 달가량을 처음으로 팥 없는 몸으로 살았지요.

     

    거의 매일 먹다시피 하는 걸 안 먹으려니 힘들었지만 어쩌겠습니까.. 성공이 먼저지요.

     

    대신 출산 후에는 팥을 먹어주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성공하면 엄청 먹어야지 하며 참았습니다.

     

    그리고.......... 2차 시술 후 집에 있으면서 이번에는 예능으로 돌렸습니다.

     

    재밌는 걸 보자. 슬픈 거 안된다, 우는 거 안된다. 무조건 재밌는 거, 즐거운 거..

     

    그래서 채널을 돌려보다가 우연히 중간부터 보게 된 예능 프로그램을 딱 찍었고,

     

    그 프로그램을 1기부터 다시 봤습니다.

     

    정말 몸에 해롭지 않을 때까지는 웃었던 것 같습니다.

     

    어떨 땐 남편이 그만 웃어라. 이번에는 웃다가 큰일 날 것 같다. 할 정도였는데요.

     

    그땐 잠시 웃다가 슬픈 생각을 하긴 했지요. 배가 아플 정도까지는 웃으면 안 되니까요.

     

    나름 조절하고 웃으려고 했는데, 잘 안될 때도 간혹 있었지요.. 그래도 1차 피검사 때 까지는 계속해서

     

    웃고 그 상황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 야구도 보려고 했는데요, 제가 야구에 좀.. 미쳐있거든요.. 그런데 너무 욕을 하니 안 되겠더군요.

     

    게다가 홈런 맞으니 이런.. ㅆ 하면서 소파에 누워있다 펄쩍 뛰어서... 남편이 바로 꺼버리더군요..

     

    참고로 제 남편도 야구에 미친....... 님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서로 팀이 다릅니다. ㅎㅎ

     

    서로 붙으면... 네.. 진짜 진정으로 싸움 납니다.ㅎㅎㅎ)

     

     

    1차 피검사 결과 듣고 저랑 남편은 바로 낮잠을 잤습니다.

     

    잠이 푹 오더군요....................... 아주 좋다고 합니다....

     

    시술 1차 때랑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수치가 좋더군요. 그런데 살짝 걱정은 됐습니다. 수치가 좀 높아서요.

     

    2차 피검사...... 후 여쭤봤습니다. 1차 때 수치가 혹시 자궁외 임신 수치는 아닐까요..

     

    아니라고 수치가 좋아서 초음파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초음파실로 갔습니다.

     

    초음파 봐주시는 선생님께서 물어보셨습니다.

     

    "응? 수치가 몇이었어요?"

     

    "네... xxx이었는데요.."

     

    "아...................."

     

    왜요? 왜요? 왜요????????????????????????/

     

    초음파 사진 들고 나와서 기다리고 있던 남편에게 갔습니다.

     

    "자기야......................."

     

    그런데 전 그곳 분위기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큰소리로 얘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습니다.

     

    "쌍둥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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