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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박손 이야기...... (부제:부작용이 뭔가요?)
    부모 되기 전 준비 -10년이나? 2021. 5. 2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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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부제의 답을 먼저 드리자면 "모릅니다"입니다.

    이 글은 절대적으로 저의 경험을 적은 글이며 부작용은 저도 검색을 많이 해봤지만 "모르겠어요"입니다. )

     

    둥이 임신 후 저에게는 안정기가 딱 일주일 정도 있었습니다.

     

    처음 임신 확인 후에 여러 지인분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으면서 들은 얘기는 공통적으로 많이 걸어야 한다, 잘 먹어야 한다, 마음을 편안히 가져야 한다, 좋은 것만 봐야 한다.. 였습니다.

     

    그런데, 전 잘 먹지를 못했어요. 다른 거는 그럭저럭 입덧 초반만 고생했는데 물 비린내 때문에 물을 마시질 못해서 좀 고생했지요. 그래도 다행히 "레몬"이라는 해결책 찾아서 문제를 풀었는데, "많이 걸어야 한다"는 딱 일주일 해봤습니다.

     

    신랑하고 "좋은 것 보면서 걷기"를 실천해보자 하고 퇴근 후 집 근처에서 산책로 예쁜 곳 선택해서 40분 정도 걷고 집으로 다시 차나 버스 타고 집으로 오기를 일주일 정도 하고 난 후 병원 검진 날..

     

    "xx 님 운동 절대 안 돼요. 출퇴근할 때 무조건 앉아서 가시고 가급적이면 출퇴근도 하지 마세요."

     

    "네? 그래도 먹고살아야 되는데요.."

     

    "지금 먹고사는 게 중요합니까? 쌍둥이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쌍둥이 출산 때까지 지키는 게 얼마나 힘든데.. 최악의 경우에는 직장 그만둔다 생각하고 애들 지키셔야지요."

     

    무서웠어요. 직장을 그만둔다는 생각까지 해야 된다는 게요.

     

    그래서 바로 걷는 걸 중단했지요.

     

    신랑 손 잡고 예쁜 꽃길 걷고, 강가 걷고.. 그 시간이 참 좋았었거든요.

     

    용님과는 예전부터 낚시터에서 워낙 대화를 많이 했던 지라, 소소한 이야기 말고도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고, 좋은 풍경도 마음껏 봤었고, 맑은 공기도 흠뻑 들이마셨었던 그 일주일..

     

    언제 어떤 길을 걸었는지 하나하나 생각날 정도로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걷지 말라는데요.

     

    그래서 가급적 기회만 되면 앉아가고, 운동 삼아서 걷던 계단이며 에스컬레이터도 그대로 서서만 이동해서 가고..

     

    그렇게 조심조심한다고 했는데, 다음 병원 검진 때는 더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xx 님. 회사 출퇴근은 이대로는 힘들 것 같아요. 그만두시던지 다른 방법을 알아보시고, 집에서도 누워서만 지내세요."

     

    네???????????

     

    에효.. 어떡합니까... 아이들을 지켜야지요.. 귀하게 귀하게 힘들게 힘들게 얻은 아이들인데요.. 

     

    그래서 회사 대표님과 독대를 했습니다. 이러이러한 사정이니 재택근무를 허락해 달라고요.

     

    그리고 너무나 쉽게 흔쾌히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왜 고민했지 싶을 만큼 쉽게요... (그런데 대표님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께는... 계속 고개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전 결국 쌍둥이 육아를 위해서 퇴사를 하지요.)

     

    그리고 검색을 해봤습니다. 유산 방지에 좋은 음식이 있는지요.

     

    대부분은 임신 초기에 좋은 식품이나 재료들이었고, 저같이 임신 중기에 유산 방지에 좋은 것은 다들 "호박손"을 이야기하시더군요. 

     

    "호박손"이라....... 전 생전 처음 들어봤습니다.

     

    이미지도 보고, 이리저리 후기들도 보고... 부작용도 검색해봤는데요, 솔직히 진짜 모르겠더군요.

     

    효과 봤다는 분도 계시고, 아무 소용없었다는 분도 계시고..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친정어머니께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다 모르시더군요) 주변에 혹시 물어볼 만한 지인분이 안 계시는지 여쭤봤고, 친정어머니께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습니다. 

     

    사실 친정어머니께서 아시는 지인분이 계신다 한들 결정은 제가 하는 거였어요. 저와 남편이 하는 거였지요.

     

    고민 고민 끝에 호박손을 먹어보기로 합니다.

     

    그때쯤 가급적 누워 지내려 해도 근무 시간에는 앉아서 일을 해야 했고, 그리고 솔직히 누워있어야 된다라는 말도 편안하게 지내라는 말로 들었지 말 그대로 사전상 의미 그대로 듣지 않았었어요. 

     

    집에서도 책상에서 앉아서 일 하다가 침실 와서 누워있다가 다시 책상에 가서 일 하다가 이렇게 지냈지요.

     

    그래서일까요.. 배 뭉침이 조금씩 심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병원 검진 때, 경부 길이가 너무 짧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그래서 남편과 상의 끝에 호박손을 주문하고 정성으로 먹었습니다. 후기 남겨주신 분들께서 공통적으로 말씀하셨던 31주나 32주까지만 먹으라는 글들 때문에 딱 10월 31일까지.. 그러니까 31주 무렵까지만 먹을 수 있게 양을 조절해서 시켰어요. (임신 말기에는 출산을 방해한다는 글들이 많았어요)

     

    효과가 조금 있다고 느낀 건 먹고 난 후 일주일 후쯤이었어요.

     

    뭉침이 조금씩 줄어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배뭉침 어플 쓰면서 일일이 체크하지 않아도 좀 편해지는 걸 느꼈다고 해야 될까요..

     

    그런데 사실 그때부터 제가 병원에서 "하루 23시간 누워있기"라는 특명을 받아서 그 때문에 배가 덜 뭉쳐졌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플라세보 효과라고 해야 되나, 먹으니 괜찮은 것 같고, 안 뭉치는 것 같고.. 그렇게 그렇게 하루하루 지냈어요.

     

    누워서 23시간... 정말 그렇게 지냈어요.

     

    일도 누워서 했고요, 정 이메일을 길게 써야 되면 침대에서 잠깐 윗몸만 일으켜 처리하고 다시 누워있고..

     

    밥은 신랑이 삼시 세끼 다 해서 식탁에 차려줬고요, 제가 움직인 동선은 거실에 놓인 침대-식탁-거실 옆 화장실 이 전부였습니다.

     

    며칠 만에 한 번씩 움직이는 건 병원 검진이 전부였지요. 

     

    태교여행? 꿈같은 이야기였지요. ㅎㅎ

     

    그렇게 하루하루 날짜가 가고.. 10월 31일이 지났고 호박손은 똑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전 11월 1일....................... 분만실에 입원을 하게 됩니다. ㅎㅎ 수축이 갑작스럽게 심해져서요.

     

    응급실에 자리가 없어서 분만실에 입원하고 주사 꽂고, 약 용량 높이고............. 약 부작용으로 삼일 가량 먹은 거 죄다 토하고... 그래도 어떻게든 하루라도 더 버텨보려고 아등바등...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절대적 안정 취하길 일주일 정도..

     

    퇴원해서 집에서 관리해도 되겠다고 해서 열흘만에 퇴원을 해서 집에 왔고요, 다행히.. 무사히.. 3주 정도 버텨서 36주 1일에 쌍둥이를 무사히 품에 안게 됩니다.

     

    호박손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하루 23시간 누워있기를 칼 같이 지킨 저와 남편의 노력 때문이었을까요..

     

    ㅎㅎ 답은 하늘에 계신 분만 아시겠지요? ^^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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