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 조리원이요? 노노노. 이상하면 바로 병원!으로..엄마 아빠 육아방 2021. 5. 12. 03:19728x90
안녕하세요~
오늘 용마눌둥이맘이 들려드릴 이야기는 쌍둥이가 잠시 머물렀던 조리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혹시라도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되실까 싶어서 적어봅니다.
쌍둥이 지키기 위해서 누워서 23시간을 생활하던 그때, 저와 제 남편은 산후조리 방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조리원을 가느냐 아니면 산후도우미 관리사님 도움을 받느냐..
조리원을 가게 된다면 집 근처 조리원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출산한 병원 조리원으로 갈 것이냐..
조리원에는 얼마나 있을 것이냐, 2주냐 아니면 3주냐..
산후도우미 관리사님 도움을 받는다면 2주를 받을 것이냐 3주를 받을 것이냐.
입주도우미 관리사님? 아니면 출퇴근하시는?
모든 건 다 결과론적인 거예요. 결과가 좋았다면 제가 이 글을 쓸 이유가 없었겠지요.
왜냐고요?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저와 제 남편은 조리원과 산후도우미 관리사님 중 조리원을 선택했습니다.
화살표 갑니다. 조리원은 집 근처 조리원? 아니면 출산할 병원에 있는 조리원?
집 근처 조리원으로 선택했습니다.
출산할 병원은 집에서 너무 멀었거든요. 안 막히면 1시간 20분 정도, 막히면 답이 없었지요..
진료시간 때마다 2시간은 잡고 집에서 출발했었는데, 예약 때 진료를 본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2시간 전 출발을 계속해왔었는데 왕복으로 따지면 거의 4시간 거리였습니다.
아이들 낳고 나서 안 그래도 아빠가 볼 기회가 적을 텐데, 왕복 4시간이면..
그 시간에 창밖으로라도 아이들 얼굴을 더 볼 수 있는 집 근처 조리원으로 택하자.. 이랬어요.
그리고 쌍둥이를 낳는 거니까, 그리고 제 몸이 건강한 상태가 아니었으니까 2주가 아닌 3주로 잡자.. 이랬지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결과가 좋았다면 전 이 글을 안 남겼을 거예요.
아무 탈 없이 넘어갔다면 명품 조리원 가서 아이들 잘 지켰다.. 이랬을 거지요.
웬 명품 조리원요? 검색해서 갔느냐고욤?
아니요.. 원장이 그러더군요. 자기네 조리원이 방송에 명품 조리원으로 나왔다고요.
전 그 방송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럼 왜 그 조리원을 선택했냐고요?
1. 집 근처
2. 신랑 밥
네.. 추가 요금을 내면 신랑 밥을 준다고 그러더군요.
식사 시간 1시간 전에만 주방에 얘기하면 된다고요.
그게 가장 큰 메리트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몇몇 분들 속마음.. 잠깐 들리는 것 같아요.
조리해야 되는 산모가 왜 신랑 밥을 챙기느냐고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거지만 간단히 얘기하자면요..
쌍둥이 임신 중 안정기는 2주도 채 되지 않았어요.
입덧 끝나고 살짝 안정기를 누렸으나, 곧 앉아있어야 된다, 조심해야 된다.. 이랬지요.
시험관 때부터 남편이 계속해서 제 식사까지 다 챙겨줬기에 전 늘 그게 고마웠는데요,
임신 6개월부터는 하루 23시간을 누워있어야 된다고 해서 그때부터 남편이 삼시 세 끼를 다 준비하고 차려주게 됐어요.
물론 설거지까지 다 남편 몫이었지요.
그렇게 몇 달을 남편이 차려주는 밥을 먹다 보니, 조리원에 있을 때에는 혼자 먹겠구나.. 싶었어요.
그게 안쓰러웠어요.
나랑 같이 먹으면 좋을 텐데, 매끼 식당밥이 아닌 가정식 백반 같은 조리원 밥이 더 낫지 않을까..
산모들 잘 챙겨주는 곳이라고 했으니 음식도 잘 나올 거야..
추가 요금만 내면 된다고 했으니 하루에 한 끼는 조리원에서 먹게 하자.
그래서 남편 식사가 추가되는 곳으로, 집 근처에 있는 조리원 중 유일한 그곳으로 정하고 2주가 아닌 3주 조리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어요.
도장 쾅 쾅 쾅 찍었지요.
그런데......................
1시간 전에 주방에 이야기하면 된다던 건 원장의 말뿐이었더라고요.
주방에서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하루 전에 이야기해야 된다고 하더군요.
그마저도, 신랑 밥을 따로 주는 게 아니고 산모들이 다 먹고 나면 남은 밥과 반찬을 주신다고요.
산모들이 우선이니 혹시 더 먹고 싶은 산모들이 있으면 더 먹어라 해야 되기 때문에
따로 빼놓을 수 없다고요.
(식사를 실제로 몇 번 해보니, 상황이 참...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식당에 늦게 가면 다 떨어져서 못 먹는 반찬이 있더군요. 더 달라면 없다고 한 경우도 있었고요.
넉넉하게 준비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넉넉하게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하기는 하는데,
2인분 정도만 넉넉하게 준비한다고요. 그래서 산모들이 다 먹어버리면 본인들은 밥과 국으로만 식사를 하신대요.)
헉! 했습니다. 뭣이라!!!!!!!!! 말입니까? 막걸리입니까?
기가 막혔지만 어쩝니까? 원장한테 따졌지요.
원장이 그럽니다. 주방은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요. 그러면서 이럽니다.
"신랑 따로 밥 사드시라고 해~ 식당에서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되지."
여기서 1차 멘붕이 왔습니다.
그리고 예약한 '3주'에 대해서 2차 멘붕이 왔습니다.
전 조리원을 길게 예약하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조리원에서 근무하시는 분들과 나중에 친해져서 이야기를 해보니 3주 예약하는 게 결코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보통 신생아들이 2주 정도까지는 몸무게도 많이 늘지 않고, 떼쓰듯이 울거나 그러지 않는데, 2주가 지나면서부터는 많이 변한다고 그러더라고요.
몸무게도 확 더 늘어나고, 떼쓰듯이 우는 횟수도 늘고요.
그래서 조리원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중 극소수지만 몇몇 분들은 3주까지 있는 아기들을 별로 안 예뻐하신다고 하더군요.
아주 극 소수의 몇몇 분들만요. 예뻐하시는 분들이 더 더 더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제 아이들을 봐주시는 분께서 그 극소수의 몇몇 분에 속하시는지 안 속하시는지 제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3주로 예약한 걸 잠깐 동안 후회했었어요.
왜 잠깐 동안 이냐고요? 3주는커녕 2주도 못 채우고 쫓겨났거든요.
제 쌍둥이 아이들은 12월 2일생입니다.
한겨울에 태어났지요.
병원에서 퇴원해서 조리원으로 갔던 날, 정말 정말 추웠어요. 남편이 언뜻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 체감기온이 시베리아보다 춥다고 했던가.. 그런 비슷한 뉴스가 뜰 정도로 엄청 엄청 추웠었어요.
신생아실에서 뇌 초음파상에서 뇌출혈이 보여서 아이들 꽁꽁 싸매고 조리원으로 이동했었는데요,
처음에는 마냥 좋았었어요.
아이들도 있고,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삼시세끼 밥 나오고, 따뜻한 물 펑펑 나오고, 아이들 아빠가 퇴근해서 오면 직접 아이들 안아볼 수는 없어도 창문으로 아이들 자는 모습도 보고..
시설 깨끗하고 방역도 철저히 하는 곳이라고 해서 해맑게 믿었었지요.
그런데, 일주일 정도 지나서 어느 날.. 원장이 둘째 아이를 데리고 제게 오더군요.
둘째한테 콧물이 보인다고요. 몇몇 아이가 콧물이 보여서 몇몇 산모들이 퇴소를 결정했다고요.
저한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더군요.
화들짝 놀란 저는 옮길 수 있는 조리원이 있는지 알아보았지만,
당연히 받아주는 곳이 없더군요.
그때 정말 후회했어요. 출산한 병원 조리원에 있을걸..............
그랬으면 아이가 아프면 바로 그 병원에 입원시키면 됐을 것을...
남편에게 전화를 해보니, 전날 조리원에서 자느라 집 보일러를 이틀을 꺼두었다면서 집이 냉골이라 데워질 시간 동안만 조리원에 더 있다가 애기들 데리고 가자고 하더군요.
자기가 집에 가서 온도계를 보니 그때 집 온도가 16도였다고 합니다.
도저히 아이들 데리고 올 온도가 아니어서 보일러 풀로 돌리고, 데워질 동안만 더 있다가 조리원에서 나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부랴부랴 산후도우미 관리사님을 알아보았지요.
다행히 바로 다음날 입주 가능하신 관리사님이 계셔서 바로 조리원으로 와주십사 부탁을 드렸지요.
그리고 동생에게 전화로 상황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3주 후에 집으로 가기로 했던 상황이라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었거든요.
젖병도, 기저귀도, 분유도, 아무것도 없었어요. 조리원 퇴소 날에 맞춰서 천천히 준비하자 했던 게 정말 후회됐었습니다.
그렇게 동생 도움으로 당장 필요한 것들을 로x배송으로 배송받고 집으로 가서 청소하고, 정리하고.. 조리해야 될 사람이 온 집안을 걸레질로 몇 바퀴 쓸고 나니 진이 다 빠지더군요.
친정어머니께서는 감기로 아프셔서 친정어머니 도움도 받을 수 없었고요, 시어머니께서는 전화로만 어떡하니.. 하고 마시더군요.
어쩌겠습니까... 저와 남편이 해야지요.
냉골인 집이 데워지기를 기다려서 조리원에서 두 아이들 데리고 집으로 오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12월 중순... 한겨울에 게다가 눈까지 내렸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았는지, 같이 와주신 관리사님께서 정말 군대로 따지면 멋진 조교님?이라고 해야 될까요..
괴롭히는 조교님 말고 진짜 다부지고 멋진 조교님 있잖아요. 그런 스타일이셨어요.
남편에게 딱 딱 명령 내리시고.ㅎㅎ 집안 정리정돈 다 해주시고..
아이들 잘 봐주시고.. 너무너무 고마웠었어요.
그런데 둘째 아이 상태가 계속 안 좋아지는 겁니다. 분유를 먹이면 몇 모금 삼키지도 못하고 컥컥거리고..
이상하다 이상하다 싶었어요. 그런데 열이 없으니 주변에서는 조금 지켜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새벽 4시 무렵.. 아이는 37.3.. 5시 무렵.. 37.4.. 그러다 37.5..
새벽 6시 무렵.. 37.5가 되길래 너무 무서워서 남편에게 9시 땡 하자마자 병원을 가자 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조리원 원장한테 문자가 오더군요.
"누구누구 엄마. 병원으로 애기 데려가 봐야 될 듯해요. 먼저 퇴소한 아기들이 RSV에 감염됐대요"
미친 듯이 전화 버튼을 눌렀지만 통화는 되지 않았습니다. 와 진짜 욕 나오더군요. ㅆ 욕이요..
아이 끌어안고 동네 병원에 전화를 하니 근처 어린이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어린이 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큰아이는 관리사님께서 보고 계셨고요.
어린이병원에서는 진찰해보시더니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빨리 입원시켜야 될 것 같다고요.
본인들 병원에도 입원실은 있지만 아이 몸무게가 너무 작아서 대학병원에 입원시켜야 된다고요
그때부터 저와 제 남편은 근처 대학병원들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신생아 니큐 자리가 얼마나 귀한지 알고 있었거든요.
다행히 20분 근처 대학병원에서 니큐 자리가 1자리가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응급실에서 사정 이야기하고 있는데, 통화했었던 의사 선생님께서 나오시더니 아이를 바로 데려가시더군요.
체온이 높다고요.. 그리고는 바로 중환자실에 입원.................
하루에 2번 면회 시간에 맞춰서 면회 오라고 하고는 집으로 가라고 하시더군요..
터덜터덜 집으로 와서 큰아이를 보니 눈물이 났습니다.
관리사님께서는 원래 두 아이를 봐주시기로 해서 쌍둥이 요금으로 결제를 하기로 한 건데 한 아이가 입원을 하는 상황이 되니, 더 봐주시기 힘드실 것 같다고 하셔서 그냥 보내드렸습니다.
그분도 생계가 달린 문제니 저도 더 붙잡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그날.... 괜찮았던 큰아이가 새벽녘에 갑자기 열이 오르더군요.
정신없이 아이 옷 입히고 꽁꽁 싸매고 응급실을 알아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조리원 산모들 단톡 방이 생각났습니다.
단톡 방을 들어가 보니, 이미 난리가 났더군요.
조리원 퇴소한 아이들 13명 중 8명이 RSV라는 겁니다. 그래서 다들 입원 가능한 인큐 있는 병원 찾느라 난리가 났더군요. 그 전날 이x목x병원 사건이 터져서 주변 병원들 신생아 인큐에 자리가 다 없다는 거예요.
남편하고 전 또 전화를 무지하게 해댔습니다. 자리 있는 인큐 찾아서요.
그러다 부평 xx병원에 인큐 자리 2자리가 있다고 통화를 했고, 그쪽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전 가는 길에 단톡 방에 "부평 xx병원에 2자리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갑니다" 하고 글을 남겼지요.
제 아이도 급했지만 다른 아이들도 자리 없어서 입원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안 되겠다 싶어서요..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남편은 그때 제가 단톡 방에 글 남기는 거 보고 헉! 했답니다...
그 글 보고 다른 산모님께서 먼저 가버리시면 우리 아이는..... 이기적이지만 너무 급한 상황이라 자기도 우리 아이부터 생각했다고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요... )
그리고 제 아이와, 제 글을 보고 바로 그 병원으로 달려온 조리원의 다른 산모님 아이가 남은 2자리에 다행스럽게도 같이 입원을 하게 됐습니다. 10분 뒤에 도착하셨더라고요.. 다행이었어요..
그렇게 아이들을 모두 입원시키고 나서 저와 제 남편은 그 추운 날에 큰아이 면회 갔다가 작은아이 면회 갔다가 돌아다니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우느라 지치고, 집에 오면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그렇게 끔찍한 나날들을 보내고 12월 23일.. 작은 아이부터 퇴원을 하고 크리스마스 지나고 26일 큰아이도 퇴원을 해서 두 아이 모두 무사히 제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다른 산후도우미 관리사님께 2주 동안 도움을 받았지요.
결국은 처음에 고민했던 게 다 아~~~~~~~~~무것도 아니게 돼버렸던 겁니다.
지금도 남편은 저에게 말합니다.
자기가 욕심을 덜 부렸더라면 아이들이 고생을 덜 했지 않았을까..
본인이 아이들 볼 욕심에 집 근처 조리원으로 안 잡고, 출산한 병원 조리원을 선택했으면..
혹시라도 아이들이 아프면 바로 소아과 진료를 볼 수 있으니 더 낫지 않았을까..
병원 조리원이었다면 아이들이 안 아프고 저도 조리 잘 받고 집으로 웃으면서 가지 않았을까..
모든 건 다 결과론적인 거지요..
결과가 좋았다면? 구구절절한 이야기도 없었겠지요..
아............ 조리원과는 어떻게 해결했느냐고요?
원장은 전화 안 받고요.. ㅎㅎ 보험회사랑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그 조리원은 1년 뒤.. 문 닫았고, 다른 분이 인수해서 새로 열었다고 들었습니다.
똑바로 하시지... 잉...............!!!!!!!!!!!!!!!!!
728x90'엄마 아빠 육아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앓이.. 그 끔찍한 시간에 대해서.. (부제:약이 있어?) (0) 2021.05.18 모유 수유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흑..(부제:산후마사지의 중요성) (0) 2021.05.18 쌍둥이 태아보험요? 에효. 한숨만 쉬지요. (다운증후군 고위험) (0) 2021.05.11 쌍둥이 큰아이 까치발 극복 스토리입니다 - 3편 (0) 2021.05.08 쌍둥이 큰아이 까치발 극복 스토리입니다 - 2편 (0) 2021.05.08